
한 달 반 동안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. 되돌아보니, 내가 가스라이팅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. 다행히 별다른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. 만약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면, 어떤 방식으로든 상대와 해결책을 찾아야 했을 것이다. 모든 걸 참기만 하는 게 답은 아니니까.
내가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내 예민한 성격도 한몫했을 것이다. 관계로 인해 고생했던 동안에도, 나의 예민함 때문일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견뎠지만, ‘괜찮아’라는 긍정적인 태도와 ‘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까?’라는 자책감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다. 그런 상황에서 책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 <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>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. 시의적절하게 나에게 찾아와 주어 참 고마운 책이다.
이 책을 통해 내가 HSP(Highly Sensitive Person)임을 다시금 깨닫고, 이해하기 어려웠던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.
HSP들이 상대방에게는 오히려 같이 지내기 좋은 사람인 이유는
죄책감 경향성으로 인해 양심적일 뿐만 아니라,
투철한 상호호혜성 정신을 지니고 있어서
받은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보답할 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.
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으면 그 감사함을 되갚지 못했을 때 느껴지는 빚진 마음이
HSP들에게는 매우 큰 불편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에
한시라도 빨리 보답하고 싶어합니다.
심지어 이러한 빚진 마음과 보답에 대한 부담감이 불편해서
아예 호의 받는 일 자체를 꺼리는 경향성까지 보이게 됩니다.
p. 40-41
결국, 외롭지만 진실은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. 예민해도, 느려도, 완벽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.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“No gain, no pain”(p. 153)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. ‘이상적인 자아’를 좇기보다는 지금의 현실 속에서 나 자신에 충실하고,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므로 너무 미래만 생각하지 말고 현재를 충분하게 살아보자고 다짐했다.
우리는 사랑할 만한 대상을 사랑하기도 하지만,
때로는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많은 것들을 쏟아부었기 때문에
사랑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.
이렇듯 노력의 역설은 일종의 자기합리화에 해당합니다.
p. 11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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